짝꿍이 일이 많아 바쁜데 육아로 일에 쓸 시간은 부족했다.그래서 하루 혼자 아이들 둘 데리고 엄마집에 다녀왔다. 엄마집에서 TV도 실컷 보고, 마구 어지르며 놀다가 물려받은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다.맞춰가는 재미를 살짝 맛만 보려고 시작했는데 꽤나 몰입하게 되었다.중간쯤 맞추고 나니 멈출수가 없었는데 '물려받은 것이니 한두조각 없을 것 같은데.. 그럼 호돌이 실망할텐데..'하는걱정에 움직이는 손이 계속 망설여지고 그랬다. 호돌이가 직접 찾아 맞추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내가 퍼즐을 찾고 여기에 끼워볼까? 하며 맞추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다 맞추고 나니 호돌이도 꽤나 뿌듯한지 좋은표정이다. 나도 재밌었다.심심하다면서도 혼자 잘 놀아준 호만이가 고맙고, 미안하고 그렇다.
설악산에 다녀왔다.호돌이 감기로 아침일찍 병원에 들린 후에 출발하니 도착이 늦어 케이블카를 타려고 했다.매표소 가는 길이 차들로 꽉 막혀 조금 떨어진 주차장에 주차하고 걷기 시작했다. 한참을 걸어 겨우 도착하니 "케이블카 매진입니다" 날벼락같은 말에 어쩌나 했다.그래도 온김에 조금 올라가볼까 싶어 호돌이에게 "호돌아 흔들바위까지만 다녀올까?"하니 가자고 한다. 힘들어 하면 안아주고, 걸음이 늦으면 포기하려는 마음으로 출발했다.나는 오랜만의 산길이 힘들어 "호돌아 힘든데 내려갈까?" 하는데호돌이는 씩씩하게 산길을 따라 오른다.나도 씩씩한 호돌이를 따라 끌려가듯 올라갔다. 표지판을 따라 2km정도의 산길을 걸어 흔들바위에 도착했다.흔들바위는 처음인데 기대가 컷는지 조금 아쉬웠다.흔들바위를 슬쩍 밀어보고, 바..
추석이 지나갔다.추석 이맘때는 날씨가 맑고 좋았던것 같다. 확신은 없지만 그랬던 것 같다.호돌&호만은 어린이집에서 팔짧은 한복을 입고 책받침으로 제기를 찼다.연휴때는 부모님댁에서 시간을 보냈다.부모님댁 아파트 단지에는 꽤 괜찮은 단지 공원이 있어 연휴 내내 그곳에서 놀았다.처음만나도 또래다 싶으면 금방 어울려 놀고 친해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과거 내 모습을 떠올리곤 하는데 나도 그랬던 것 같다. 날씨에대한 기억처럼 조금... 확신할 순 없지만 그랬던 것 같다. 추석 이맘때면 가족행사가 많은데 그중 하나가 호만이 생일이다. 짝꿍은 해 돋는 시간에 맞춰 삼신상을 준비했고, 나는 비몽사몽에 애쓴다고 격려만 했다.저녁엔 호만이가 고른 초코케익에 초를꽂고 축하도 하고선물은..
솔숲공원에 다녀왔다.하늘이 맑고 예쁘다. 처음가본 솔숲공원은 숲속 기원같은 풍경,베드민턴을 칠 수 있는 공원,아이들을 위한 놀이터,커다란 소나무가 가득한 곳 이었다. 그네 옆 커다란 밤나무가 인상적인 공원에서 즐거운 산책을 하니 기분이 좋았다. 호만이가 좋아하는 킨더조이호돌이는 무슨 호기심인지 번데기캔을 사 왔다.저녁 반찬은 번데기 바이시클 보이즈.호돌이는 3살에 밸런스바이크를 시작했다.동생 호만이가 형 자전거를 탐내해 조금 이르게 두발자전거를 타게 했는데페달질이 어렵고, 브레이크 잡는것이 어려워 정강이는 멍이 가득하고, 곳곳에 상처가 많았었다.지금은 자전거와 혼연일체.호만이도 밸런스바이크 잘 탄다.자전거 타며 신나하는 얼굴이 보기 좋지만동네 골목골목마다 차 안다니는 곳이 없으니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다..
할머니 기일이라 임실 호국원에 다녀왔다.군 시절에 포병으로 근무했는데, 그때 M110화포를 탔었다.625전쟁때 미군이 사용했던 포차이고, 내가 군인이었던 그때를 기점으로 다들 폐차 했다 들었는데호국원 입구에 M110화포가 전시되어있었다. 반갑기도 하고, 군시절이 생각나기도 한다. 오랜만에 큰형들을 만나고, 성묘를했다. 난 종교가 없지만 할머니와, 큰집은 기독교를 믿는다.등나무 아래에 모여 과일과 기정떡을 먹고, 추모예배를 드렸다.종교가 없는 나는 멀뚱멀뚱 하고, 호돌 호만은 뛰어다니며 매미를 잡아달라 했다. 큰집 둘째형은 딸이 둘인데 큰아이가 은교, 둘쨰는 은결이란다.작명센스가 너무 쿨한것 아니냐며 살짝 놀렸는데"형은 말이다. 얘들은 그냥 편하게 키워"한다. 광한루에 들려 정자에 앉아 막바지의 여름정취를..
"우와 멋지다.""우와 멋지다.""우와 멋지다." 호돌 호만은 소리지르며 뛰어다닌다.행군하는 군인 동상이 잔디밭 위에 설치되어 있는데위치나 형태가 권위적이지 않고, 생생하다. 중앙에는 영국군의 베레모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고, 입구에도 상징적인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다.아군의 철수를 위해 끝까지 싸운 영국 글로스터 대대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추모공원.조경, 조형물의 디자인과 배치가 정갈하고 멋지다. 아치형 다리를 건너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좋았고,취사/캠핑 불가 지역이라 비교적 사람이 적어 좋았다. 견지낚시를 준비했지만 견지를 할 자리가 없었다.우거진 수초로 접근이 어렵거나, 할만한 곳은 사람이 붐볐다.견지 대신 호돌이는 고동줍고, 나는 반도질로 피라미 두어마리 잡아 아이들 구경시켜주었다.기저..
장수풍뎅이들은 요즘 호돌이 호맹꼬의 하루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옆에서 같이 관찰 해본 소감으로 장수풍뎅이는 짧은생을 사는 만큼 열정이 넘치는구나 한다.열심히 사랑하고, 열심히 먹고, 열심히 싸운다.풍뎅이류의 발은 나무를 타기 위해 날카로운편인데장수풍뎅이는 힘도 좋고, 크기까지 하니 손위에 올려보면 아주 따갑다.그래서 나도 핸들링은 하지 않는데, 우리 아이들은 따가움 따위는 잊은듯 즐겁게 핸들링 하고, 관찰한다.과하게 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지만... 아이들의 관심은 넘치고 넘친다. 아이들은 즐기기 바쁘다.그래서 걱정하고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 날파리와 수분, 먹이관리는 아빠 몫이 되었다. 그리고 포동한 호맹꼬 빨이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