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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이 시사회에 당첨되어 정말 오랫만에 영화관에 다녀왔다.

마지막으로 영화 본 기억이 언제였지?

기억을 더듬어보니 인셉션이 떠오른다.  그게 언제였는지도 가물가물하다.


그러다 문득 작년즈음 해서 모아나 보고온게 생각났다.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다는 사실에 내심 흐뭇했다.


영화는 두 남매의 부부이야기로 유쾌했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인물이 바람을 피는 그런... 막장극.

상황이나 설정이 과장되었지만 괜찮았다.

시사회 참여자들에게 제주에일을 한캔씩 나눠주었다.  감귤껍질맛이 살짝 나는 맥주. 나쁘지 않았다.










영화를 본 후 연남동으로 이동했다.

생소한 츠케멘을 먹어보자고 '혼네'라는 라멘집에 방문했다.

탱글탱글한 면을 육수에 찍어먹는 라멘은 처음이라 당황했다.


생소했지만 맛은 굿.

"라임을 최대한 잘 짜서 넣었더니 더 맛있었어!" 배를 두드리며 짝궁에게 자랑했다.










혼네라멘집은 연남동 동진시장 인근에 있는데 이곳에 '리브레'라는 이름의 커피집도 있었다.

짝궁이 이곳이 꽤나 유명한곳이라고 알려줬다.

동진시장의 식당자리에 한약방에서 볼 수 있는 서랍들이 놓인 이색적인 커피집이라 생각했다.

팝팝 튀는 판화액자도 인상적인곳.









둘만의 데이트에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종종걸음으로 어린이집에 방문했다.

어린이집이 있기에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면서도, 두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가득했다.

미안한 만큼 즐겁게 해줄 마음으로 바로 놀이터로 향했다.

마침 몇일만의 미세먼지 "보통"이라 감사했다.


놀이터에 도착해 아이들 노는것을 보고 있자니 왠지 감상적이 되었다.

난 어렸을때 흙위에서 팽이치고 자치고 돌던지고 공차며 놀았는데

호돌이 호만이는 미세먼지 걱정에 교통사고 걱정에 매일 아스팔트만 밟는것이 안타깝다 생각했다.


난 공터에서 코흘리개끼리 모여 서로 부대끼며 놀았는데

각자 기물이나 타고 하는것이 삭막해 보였다.

아이들이 서로 민폐끼치지는 않을까, 혹은 다른아이들이 우리아이에게 해코지 하지는 않을까 잔뜩긴장하고 경계하는

부모들이 근처에 있어서 더 삭막했을까?


놀이터 한켠엔 산수유가 피었고, 옆 놀이터로 이동하는 길가엔 개나리와 목련도 피었다.


계절이 바뀌어 꽃은 피었는데

우리 아이들은 회색도시에서 숨쉬는것마저 걱정 해가며, 가끔 각자 기물이나 타는것에 기뻐해야 한다는게 참으로 속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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